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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하는 일 없이 부모님 댁에 얹혀 살고 있는 저란 사람... 그래서 눈치라도 덜 보기 위해 없는 실력에 여러 요리를 열심히 해대고 있습니다. 오늘 문득 저녁을 준비하다 중학교 시절 있었던 일이 생각 나서 적어봅니다.


때는 중학교 2학년 가정시간이었습니다. 저희 가정 선생님은 무섭기로 소문이 난 분이셨는데요, 수업 시간에 그 날짜의 번호를 가진 친구들을 앞으로 불러내 배운 것을 칠판에 적도록 지시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 9월 2일이니까- 2번, 12번, 22번, 32번 나와-

그리고 칠판을 4등분 하고 각기 다른 네 문제를 내 주시곤 답을 적으라고 하십니다. 틀리면 항상 들고 다니시던 낭창한 자로 때리셨는데요- 그 자가 소리는 찰싹! 하고 큰데 아프지는 않은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저 것과 비슷한 소 그림을 보며 소고기 부위와 어떤 요리에 이용되는지 등에 관해 배운 뒤- 어김없이 네 명이 앞으로 불려졌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국거리 부위, 갈비 부위, 스테이크감, 장조림- 대략 이런식으로 네 가지 예시를 주시고 그 요리에 가장 어울리는 부위를 적으라고 말씀하셨죠. 다른 친구들은 딱딱 적고 들어갔는데 유독 한 친구가 제대로 적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보다 못한 친구들이 도와주겠다며 여러 부위를 뒤에서 외쳤습니다.


"우둔, 우둔!!!"

"양지머리, 양지머리!!!"


처음엔 속삭이던 소리가 누구나 다 들릴 만큼 커지자, 친구는 드디어 분필을 들고 자신 없는 동작으로 답을 적어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답을 본 모든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항상 포커페이스에 무서움을 장착하고 계셨던 선생님께서도 무너지시며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셨죠.


그녀는 칠판에 "우두머리"라고 적었습니다.........


우둔과 양지머리가 동시에 입력된 뒤 출력 오류로  잘못된 답이 칠판에 고스란히.... 선생님께서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시다가- 힘겹게 한마디 내 뱉으셨습니다. 


"너는 우두머리로 어떻게 요리 할 거니?"


그리고 그녀가 중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별명이 우두머리였음은 말 할 것도 없지요. 정말 착하고 순한 친구였는데- 요즘 어찌 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부위가 뭐시 중요하겠어. 소가 다 맛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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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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