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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의 노래 덕분에 너무나 유명해 진 곳, 강남. 

강남은 말 그대로 江南, 즉 강의 남쪽이란 뜻으로 한강 남쪽의 모든 지역-이라고 아울러도 되겠지만, 2호선에 '강남'역이 존재하는 이상-  범위를 그 주변으로 좁힐 수 있겠습니다.


지금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지역이지만, 제가 어렸을 때의 강남은 뭔가 너무 멀고 대단한 느낌이어서 감히 제가 가도 될까 싶은 곳이었습니다. 

강북에서 쭉~ 살며 초,중,고 심지어 대학까지 나오고 일도 강북에서 시작한 저는, 강남역을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가 보았습니다. 전철을 타고 가면 아주 못 갈 거리도 아니건만, 더 어렸을 때 생긴 편견 때문에요.


중학교 1학년 때, 노원쪽 소모임에 매주 토요일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청소년 문화 관련 모임이었는데요, 함께 참여하던 고등학생이었던 언니 한 명이 비슷한 성격의 모임이 강남 쪽에서 있어서 한번 가 보았는데, 애들이 때깔부터 다르고 입은 옷 하며 씀씀이도 모두 너무 과해서 본인은 따라 갈 수가 없었노라 토로 한 일이 있었습니다. 언니가 입고 온 옷은 어느 브랜드의 옷이냐며 묻고, 당시 휴대전화가 없었던 시기라 그 모임 친구들이 집 전화번호를 물어봤는데 이 번호는 대체 어느지역이냐며 처음 보는 낯선 앞자리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 나 노원에 살아- 라고 이야기하니 강남 이외의 지역에 대해 잘 몰랐던 것인지 혹은 알면서 의도적으로 무시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거기가 어딘지 전혀 모르겠다는 제스쳐를 취했다는 등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후로 강남은, 나같이 강북에서만 살아 본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 갈 만한 곳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요. 


아버지 회사가 삼성역 근처였기에 어렸을 때 몇 번 따라가 본 적은 있지만, 다 늦도록 강남역만은 특별히 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항상 갈 때마다 마치 시골에서 막 올라온 사람처럼 두리번거리기 일수고, 어디에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어 헤매기도 하며, 편견 때문인지 어딜가나 다 비싼 것 같아 은근 위축되게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다 강남의 이미지가 바뀐 것은 20대 중반, 강남역 주변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모여있고, 금융권 회사 혹은 외국계 기업들도 많아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늘 많은 곳- 이 모습이 저를 주눅들게 했는데요- 막상 강남역 근처에서 일을 하다보니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상점들도 어느 번화가에 가나 볼 수 있는 것들이 즐비했고요. 굳이 차이를 말하자면 가격이 비싼 식당들이 간간이 있다는 점? 


그리고 가장 놀란 점은 어째서 강남역은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항상 사람이 많은 것일까요? 놀랍도록 늘 많은 사람들이 강남 역 안에 있는 것을 보면 놀랍습니다. 주말이나 저녁에 강남 거리를 꽉 메운 수많은 사람들은 대체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늘 궁금합니다.

저에게 현재의 강남이란, 현대식 높은 건물이 즐비한 여느 큰 도시와 다르지 않습니다. 특별한 매력 포인트가 잘 보이지도 않고 그저 늘 북적이며 정신없는 곳, 이라는 이미지 뿐입니다. 강북 어디에 비해 특별히 세련되거나 더 럭셔리하지도 않고, 맘 편히 쉴만한 곳 하나 찾기 어려운 곳입니다. 이런 평범한 곳을 왜, 무슨 이유로 그동안 다른 세상인 듯 다가갈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처음 강남에서의 일이 결정 되었을 때, 큰 걱정을 했습니다. 사무직이긴 해도 파트타임이고 고객을 만나거나 높은 분을 만날 일도 없는 일인데 나도 저들처럼 하고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닌지- 정장에 하이힐에 화장까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수인계를 받는 동안 사무실 다른 여직원들의 편안한 옷차림이 눈에 들어오고, 길을 둘러보니 딱딱한 사람들보다 캐주얼한 사람들이 더 눈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그동안과 다르지 않은 차림새로 출퇴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편견이란 이런 것입니다. 막상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 타인의 의견만을 수용하여 편견을 만들어 나를 가두어버리면, 그 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도 편안하게 거닐던 그 거리가 불과 15년 전 저의 마음속에는 저와 전혀 상관없는 다른 곳처럼 느껴졌다는 것이 새삼 떠올라 저도 모르게 실소하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모르는 정말 '강남 스타일'이라는 것이 어딘가에 존재 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저는 그 스타일 안에는 존재할 것 같지 않습니다. 혹시 이런 편견 가져보신 분, 없으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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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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