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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8.28 [20180828] 그런데 영국은 어떤 말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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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진은 2016년 가을, 런던 남서쪽에 위치한 최대 크기의 공원, 리치몬드 파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제 날씨가 가을같습니다~]


2007년 2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 때 저는 저의 작은 언니와 유럽여행중이었습니다. 2006년 런던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짐은 런던에 두고 필요한 것들만 챙겨 훌쩍 떠난 여행이었지요. 

여러 나라를 돌아 본 후,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기 위해 파리에서 유로스타에 올랐습니다. 겨울의 경우 유럽은 전체적으로 성수기는 아니어서 승객이 많지 않았습니다. 

출발 전, 열차에 앉아 파리 시내에서 사온 바게트를 뜯으면서 언니와 자리에 앉아 열차가 어서 떠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같은 칸에 우연히도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올랐습니다. 7~8커플정도 되었고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고 여행을 하면서 친해진 것 같았습니다. 나이대도 대충 30대 중 후반부터 50대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여성 가이드 1명과 남성 가이드 1명까지 같이 열차에 몸을 실었지요.


저와 언니는 여행 막바지라 몹시 지친 상태였고, 언니의 스타일 때문에 저희는 종종 일본사람으로 오해를 받고 있었던 터라, 그 분들도 저희를 일본인으로 생각 한 것 같습니다. 


열차에 오르자마자 단체 관광객 여러분들은 어디선가 공수해온 도시락을 열어서 먹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음식 냄새가 온 열차안을 감쌀만큼 다소 강했습니다. 열차 안에는 사람이 반 정도밖에 없었고, 고약한 냄새는 아니었으므로(다른 나라 사람들에겐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그럴 수 있지, 라며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는 식사 후 열차가 출발하면서 발생합니다.

아무래도 남편 분들이 술을 과하게 하신듯 언성이 다소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긴 여행 기간 동안 마음에 안든 일이 있었거나 서운한 점이 있었는지 다소 말다툼이 생긴 모양이었어요. 남성 가이드가 이 상황을 정리해야 했기에, 한 분을 어르고 달래 모시고 일단 칸 밖으로 나갔습니다. 저희는 문 근처에 앉아있었으므로- 밖으로 이동해서도 분이 풀리지 않은 것 같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요. 


바로 옆에서 일어난 배우자의 소란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여성분들의 잘난척 대잔치가 객실 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 나이 있는 어머님이 이야기 합니다. 남편이 자꾸 기념일에 보석을 사준다고- 그러면서 현재 치장하고 있는 액세서리를 보여주며 이건 언제 사준거고 이건 이번 결혼기념일에 사준거고~ 하면서 이런 것 자꾸 안사줬으면 좋겠다며 은근 자랑을 하기 시작하고, 다른 분들도 이에 질세라 남편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또 얼마나 대단한 집인지 등을 은근슬쩍(이라고 쓰고 대놓고) 자랑하기 시작합니다. 객실 안이 조용했고 또 알아듣는 말이라 귀에 얼마나 쏙쏙 꽂히던지요!!!!!


그러다 한 여성분이 이번 여행을 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토로하기 시작합니다. 아~ 스페인에서 영어가 안 통해서 너무 힘들었잖아~라며 자신의 영어 실력을 은근슬쩍 자랑 하시더군요. 네, 거기까지 하셨어야 했는데.......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 붙입니다.


"근데, 영국은 어떤 말 써요?"


네???? 저와 언니는 순간 당황해서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고,

슬쩍 본 여성 가이드의 얼굴도 당황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영어요..." 

애써 쥐어 짜낸 대답.


질문한 여성은 굉장히 당황하며 아, 하하하하~ 하고 웃었지만 이 분위기 어쩔거야!!!!!


저..저기요? 영국말이라 영어!예요!!! 영국에서 쓰는 말이라 영!어!예요!!!!!


2007년이면 20세기 초도 아니고-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오늘 갑자기 여행 사진들을 보다가 생각나서 한번 올려봅니다. 유로스타에서 내려서 그 분들의 뒷 모습을 끝까지 지켜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외국인들이 이 상황을 몰라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여행을 마무리 지은 기억이 새록새록... 정말 지어낸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있었던 부끄러움은 내 몫이었던 사건 입니다. 살면서 겪었던 웃긴 이야기 떠오를 때마다 올리겠습니다~ 


여러분, 영국은 영!어!를 씁니다!!!!!


오늘 헛소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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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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